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도로 옆에 심어 놓은 꽃이 아니라
1119m 산 정상에서 자기 힘으로
태어나고 자란 꽃이다.
별을 따다 뿌려 놓은 것일까
아직 인적 드문 산길은 쓸쓸하기만 하다.
가을이면 30만명 이상 산애호가들이
다녀가는 민둥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가하다.
내리쬐는 햇빛을 담뿍 받아
찬란한 황금색으로 변신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에는
억새풀이 아직 어리다.
9월 26일경이면
황홀한 억새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억새풀이 천지를 뒤덮어
장관을 이룰 날을 기약하며 하산한다.
오늘은 억새풀이 어느 정도 자랐나
둘러보기만 한다.
다음 번 올때는 나의 디카가
제대로 한방 싸 줄 것이다.
기다리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