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장날마다 오는 비에 장꾼들도 지쳤나보다.
아예 오지도 않았거나 왔어도
물건을 펼쳐 놓지 않고 하늘만 쳐다본다.
장사를 해? 말어? 를 반복하며
애꿎은 담배만 피워댄다.
그나마 용기를 내어 천막을 쳐놓은 장꾼들도
비닐로 상품을 덮어 놓고 메밀전에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간듯하다.
그래도 공연장만큼은 신명이 멈출 줄 모른다.
장터 내에 마련된 공연장은 올해 부터 지붕을 씌워
전전후 공연장이 되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흥겨운 춤사위로 너울 거린다.
비가 온다는 날씨 예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정선5일장을 찾은 관광객은
정선아리랑 곡조에 몸을 맡기며
후회없는 여행을 위해 안간힘을 쏟아내는 듯 보였다.
공연장 앞 자리에서 장사하는 장꾼들도
넋 잃은 듯 공연 구경하고
우비 입은 관광객은 자리 떠날 줄 몰랐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노래가 들리거나 말거나
장사가 되거나 말거나
공연장 앞에서 하염없이 더덕 껍질을 까고 계시는
이 신토불이 상인 할머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그나저나 장날 공친 아리아리건강나라의 처참한(?) 모습 좀 볼까. ㅎ
내일은 내일의 해가 다시 떠오를 것이다.
오늘 하루 장날 장사 못했다고 대수인가.
다음 장날이 있고 다다음 장날이 또있고
인터넷 쇼핑몰에 들러 나를 찾아주고
사랑해주는 전국의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