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케터라는 사실을 가끔 잊을 때가 있다.
오늘도 그랬다.
겨우살이 4키로, 벌나무 잔가지 13키로를 주문하신 손님이 있었다.
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인데 벌나무,겨우살이가 좋다는 말을 듣고
우리 가게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첫 주문에 무려 30만어치나 구매하시다니!
그냥 감격하면서 주소나 받아 적으면 매출로 직결될 상황이다.
그런데 나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 엄청 많이 사시네요. 한 1년은 먹을 양이네요. 너무 많지 않아요?"
손님도 너무 많다고 생각하셨는지 6개월 정도 먹을 양만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
다 드시고 더 주문하겠다는 말씀을 빼놓지 않으셨지만.
입이 방정맞아 더 많이 못 팔았다고 후회하는 것이 맞는지
내가 손님이고 손님이 나라는 생각으로
손님의 이익을 추구하는 내 사업철학이 맞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손님이 남같이 않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같고 심지어 나처럼 느껴진다.
잘되고 잘되고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껏 빌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