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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희의 雜說

강기희의 雜說

자살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제목 자살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작성자 강기희 (ip:)
  • 작성일 2008-10-07 00:31:15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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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진실이 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자택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 유성호
최진실

죽음이 감히 우리에게 찾아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비밀스런 죽음의 집으로 달려 들어간다면,

그것은 죄일까?  - 윌리엄 셰익스피어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세상에 던진 물음표는 현실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에게 당돌하다 못해 자극적이며 선동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물음표에 답을 써내려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질문의 맞고 틀림에 대한 언급도 할 수 없다.

 

먼저 비밀스러운 집으로 달려들어간 이유가 죄?

 

어제 우리는 또 한사람의 부음 소식을 접하며 충격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 최진실의 사망. 그녀의 사망 원인이 '자살'이라는데 있어 받아 들이는 충격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불과 얼마 전 있었던 한 연예인의 자살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이라 더욱 그러하다.

 

세간 사람들은 셰익스피어가 말한 것처럼 그녀가 '비밀스런 죽음의 집'으로 스스로 달려 들어간 까닭에 대해 분분한 의견을 나눈다. 그러나 말이 말을 낳는 세상이고 보면 속시원한 답을 구하는 것 자체가 고인에 대한 도리는 아닌 듯 싶다.    

 

그래서였을까.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 체사레 파베제는 "자살에는 다 그럴 듯한 이유가 하나씩은 있는 법이다"라고 했다.

 

그럴 것이다. 세상엔 이유 없는 죽음이 없고 사연 없는 무덤이 없다. 아마 공동묘지에 묻힌 영혼들이 어느 날 밤 한데 모여 자신의 죽음에 관한 사연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면 현실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적나라한 사연과 비밀들이 쏟아질 것이다.

 

시인이었던 실비아 플러스는 1급 자살가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 끝에 32살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갔다. 그녀가 남긴 글들은 자살을 연구하는데 있어 주요한 문서가 되기도 했다.

 

지난 9일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를 보면 20~30대 사망원인의 1위가 '자살'이었다. 질환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낮은 연령대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자살이 사망 원인 1위가 된데에는 개인의 사적 감정보다는 사회가 만들어낸 폭력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는 사회적·교육적·정서적 폭력 등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의 길로 접어 든 이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면 그 문제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실비아 플러스의 삶을 다룬 영화 <실비아> 한 장면.
ⓒ CJ APEX

자살, 젊은이와 연예인의 전유물 아니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의 분석에 따르면 자살엔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이 있다고 한다. 뒤르켕의 분류에 따르면 요즘 벌어지고 있는 자살행위는 '이타적 자살'과 '아노미적 자살'이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실례로 탤런트 안재환씨가 연탄을 피워놓고 자살을 하자 몇이 추석을 전후해 그와 같은 방법으로 비관 자살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 결과들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은 '아노미적 자살'에 가깝다. 뒤르켕의 주장에 따르면 한 개인의 존재 가치로서의 자신과 사회적 가치로서의 자신이 분리되었을 때 나타나는 혼돈과 사회적 가치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자살이라는 것이 20~30대와 유명 연예인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파장이 크기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뿐이다.

 

대기업의 사장이 검찰 소환을 받은 후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 이사갈 집을 구하다 보증금 50만원이 없어 한 가장이 자살한 예도 있었다. 혼자 죽을 용기가 없어 함께 자살하자는 '자살 메모'를 인터넷으로 날리는 사람도 여전하다.

 

이렇듯 자살의 이유와 원인은 전방위적이다. 지난 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자살 1위를 기록한 곳은 강원도이다. 강원도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3명으로 1위가 되었다.

 

인구 140여 만 명에 불과한 강원도는 자연환경으로만 본다면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그런데도 자살률이 높다. 왜 그럴까. 고령화된 농촌 사회에서 노인들은 외로웠고, 노인들의 경제적 삶은 궁핍하다. 그래서 선택하는 길이 세상에 혹은 자식에게 '짐'을 덜어주는 일이었다.

 

폐쇄와 단절이 빚은 고독이 자살 선택하게 한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포스터.
ⓒ 한국자살예방협회
자살

한달 전 쯤 30대 중반의 한 가장이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부인에게 보내고 사라졌다. 부인은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위치 추적을 통해 가장이 어디 쯤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찰과 동행해 현장에 갔을 때 가장은 차를 고개 중간 쯤 세워놓은 채 운전석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는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며 가족에게 돌아갔다. 차량 안에는 술이 준비되어 있었고, 목적지는 고향이었다.

 

사업 부진으로 마음 고생을 하던 가장이 고향으로 가지 못한 원인은 차량 고장이었다. 고개만 넘으면 고향이었으나 시동이 꺼진 것이다. 그날 경찰은 "고장난 차가 사람을 살렸다"라고 말했다.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단 한번이라도 '자살'을 떠올려보지 않은 이는 없다. 베르테르 책을 펼쳐놓고 권총 자살을 한 숱한 남자가 있었고, 글루미선데이 음악을 들으며 100명이 넘는 이가 자살을 하기도 했다.

 

자살이 허용된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어느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면 자살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점이 윤리학의 본질에 빛을 던져 준다.

자살이란, 말하자면 기본적인 죄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그것을 연구하려 한다면, 그것은 마치 증기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수은의 증기를 연구하는 것이나 같다. -비트켄시타인

 

홀로 사고하고 홀로 결심하는 자살이라는 폐쇄와 단절의 병. 굳이 자살의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그 이유와 원인을 알아내기엔 우리 인간이 지니고 있는 '독과 약'이 지나치게 크고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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